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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학습심리: <통찰학습> 의 원리와 특징

by 안개속의 풍경 2023. 11. 9.

통찰학습의 원리와 특징

통찰학습의 원리와 특징이 무엇인지 학령기의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너무 알고 싶을 것이다. 요즘의 학습경쟁은 단순히 좋은 시험성적을 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학생이 통찰력을 길러야 하고, 나아가 그 통찰력을 학습에 적용시켜서 다른 학생들과 큰 격차를 내며 공부를 잘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통찰력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통찰력이 도대체 어떤 특징이 있길래 그렇게 큰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통찰의 정의와 통찰학습의 특징을 알아보려 한다.

 

쾰러의 침팬지 통찰 실험

만물의 영장인 인간도 갖추기 쉽지 않은 통찰력을 침팬지에게서 실험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사실이다. 먼저 쾰러는 통찰이란 문제 상황에서 그 상황 속의 모든 자극을 전체적으로 지각하고, 그 자극들 간의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물리적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한 번에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것을 입증하려 지능이 우수한 침팬지 술탄으로 실험을 했다. 술탄의 우리 속에 여러 개의 짧은 막대기를 놓고, 우리 밖에는 긴 막대기와 과일을 놓았다. 술탄은 처음에는 짧은 막대로 과일을 끌어당기려 해 봤지만 실패했다. 갑자기 술탄은 행동을 멈추고, 가만히 바라보더니, 짧은 막대기로 긴 막대기를 끌어온 뒤, 그 긴 막대기로 과일을 당겨왔다. 이 영리한 침팬지는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그 안의 자극을 이해해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것이 통찰이라고 쾰러는 말한다. 즉 통찰은 문제해결 능력을 의미하고, 새로운 문제가 제시될 때마다 늘 하던 대로 도구 사용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동작을 멈추고 마음속에서 여러 가지 방법을 시행해 보는 정신적 시연을 통해 인지적 시행착오 (cognitive trial and error)를 시행한 후, 통찰이 발생하는 것이다. 

 

통찰의 조건과 특징

1) 통찰의 조건: 위의 침팬지의 통찰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통찰은 학습과제의 문제 해결만이 아니라 일상적인 문제 해결에도 필요한 능력이다. 조건으로는 자극의 전체적인 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 때 가능한 능력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위 실험의 술탄은 통찰로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막대를 다루는 것에 대한 충분한 경험이 있었다. 즉 통찰은 인지적으로 순간에 떠오르는 '아하'의 경험이지만, 자극의 관계를 지각할 수 있는 경험적, 지적 준비가 없으면 불가능하므로, 결국 통찰능력을 높이려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 통찰의 특징: 문제 상황에는 문제 해결에 핵심이 되는 요소가 배열되어 있다. 이 핵심 요소들을 전체적으로 지각하고, 그 요소들 간의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가능한 것이 통찰이다. 통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방법은 반복적으로 연습하지 않아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고, 필요한 순간에 쉽게 재연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통찰이 아닌 물리적 시행착오를 통해 익힌 해결책은 반복적으로 행동시연을 해야만 그 행동이 유지, 강화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통찰은 몸으로 익힌 해결책이 아니라, 원리에 대한 이해를 통해 (우리가 어려운 수학 문제를 틀릴 때마다, 수학 선생님들이 많이 하셨던, 그래서 너무 익숙한 말인 듯한데) 발생한 해결방법이기 때문에 쉽게 망각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통찰은 어떤 특수한 상황에만 적용되지 않고, 문제 상황이 바뀌어도 그에 따라 새로운 관계를 지각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문제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다. 즉 하나의 통찰이 새로운 통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통찰을 학습에 적용시키는 기법

통찰의 특징이 해결 전에서 해결로의 전환이 갑작스럽고, 한번 얻어진 해결력은 오랫동안 유지되고, 새로운 문제에도 쉽게 적용이 되는 것이라면, 통찰 학습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학습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통찰학습법은 어떤 것들인지 알아보자. (1) 생산적 사고: 문제 해결의 본질과 그것을 가르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기법들이 생산적 사고이다. 평행사변형의 면적을 구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예시를 들어보자. 먼저 학생들에게 높이와 밑변을 곱하는 직사각형의 면적 구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다음으로 평행사변형을 소개한다. 평행사변형의 뒤에 점선으로 세 개의 선을 그려줌으로써, 평행사변형도 결국 직사각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학생들이 그것을 이해하면, 평행사변형도 높이와 밑변을 곱하여 면적을 구할 수 있게 된다. (2) 기억흔적: 기억흔적은 코프카가 가정한 개념으로,  현재경험은 기억과정을 유발하고, 이 과정으로 과거를 현재와 연결하려고 시도하는데, 이것이 기억흔적이다. 사람이 과거에 했던 경험과 유사한 경험을 할 때, 뇌에서는 기억과정과 흔적 사이에 상호작용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기억흔적이 강할수록 기억과정에 미치는 영향도 더 강해진다. 문제해결 상황에서 했던 마지막 일이 문제를 해결했던 성공 경험일 경우 그것은 강한 기억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이 다음에 유사한 문제해결 상황에서 '소통'의 과정을 발생시킨다.

썸네일

통찰의 원리와 특징, 통찰학습 기법을 알아보고 나니, 이전에 통찰에 대해서 가졌던 고정관념이 바뀌었다. 통찰이라면 기존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나 반복적인 학습 상황과는 관련이 없는, 다른 차원의 능력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통찰 능력을 습득하려면 오히려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이 전제조건이고, 위의 기억흔적 기법을 보면 다양한 문제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될수록 기억흔적이 더 강화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