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심리학: 귀인이란

귀인이란

귀인이란 일상에서 자신 또는 타인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 원인을 찾아내는 추론이다.  사실 귀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뿐, 우리는 매일 매우 많은 시간을 귀인에 쓰고 있다. '내가 왜 그랬을까?'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엄마가... 해서 그렇게 했구나.' '틀림없이... 때문에 그런 말을 했을 거야.' 등등 이 모든 생각들이 모두 귀인인 것이다. 귀인의 유형과 기능, 작동방식, 다양한 이론 등을 정리해 보겠다.

 

귀인의 유형

귀인에는 외부 귀인과 내부 귀인이 있다. 내부 귀인이란 개인 귀인이라고도 하는데, 어떤 사람의 행동의 원인이 그 사람의 내적 속성 (기질, 성격, 태도, 특성 등)에 있다고 추론하는 것이다. 외부 귀인은 상황 귀인으로 행동의 원인이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의 특징에 있다고 가정한다. 둘 중 어떤 귀인 과정을 따르느냐에 따라 자신이나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달라진다. 내 부 귀인은 그 사람에 대한 부정 또는 긍정 인상을 갖게 하는 반면, 외부 귀인은 '누구나 그 상황에서는 그렇게 했을 거야'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물론 모든 상황 매 순간 귀인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의 기대나 상식과는 다른 일이 일어났을 대, 특히 부정적이거나 자신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을 마주했을 때, 귀인을 하려는 본능이 있다. 예시를 들어 보겠다. 당신이 낯선 동네에서 약속 장소를 찾아가는 중에 행인에게 길을 물어보게 되었다. 그 사람이 몹시 짜증을 내며 길을 알려주지 않고 가버렸다. 이 사람의 행동에 내부 귀인을 하자면, '정말 불친절하고 못 돼먹은 사람이다'라고 할 수 있다. 외부 귀인을 한다면, '방금 전에 이 사람한테 뭔가 나쁜 일이 있었나 보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심하게 비판을 받았거나, 아내와 부부 싸움을 하고 나온 직후인가 보다'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은 내부 귀인과 외부 귀인 중에 평소에 어떤 귀인을 많이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라. 

 

 

귀인의 기능

인간에게 귀인은 사실 본능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귀인에게 분명 순기능이 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첫째, 귀인은 과거에 일어난 사건의 원인을 찾음으로써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는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중요한 시험에 합격했던 사건을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귀인한 사람은 미래에 치를 시험에도 노력을 통해 능력을 갖추면 합격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둘째, 귀인은 환경을 통제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만약 직장 상사가 유난히 자신에게 짜증스럽게 대하는 날이 있는데, 그것이 비가 오는 날씨라고 귀인을 한다면, 비 오는 날에는 되도록 그 상사를 피함으로써 환경을 통제할 수 있다. 이렇듯 귀인은 사람들의 감정, 태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기능이 있다. 

 

귀인의 작동방식

귀인이 작동하는 방식이 몹시 흥미롭다. 부부의 친밀도와 귀인 방식을 살펴보면, 귀인이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알 수 있다. 

	배우자의 긍정적 행동	배우자의 부정적 행동
결혼 생활에 만족하는 부부	내부귀인 -아내가 나를 도운 이유는 아내의 인품이 너그럽고 다정하기 때문이다.	외부귀인 - 남편이 내게 짜증낸 것은 이번 주에 직장에서 프로젝트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결혼 생활에 불만족스러운 부부	외부귀인 - 아내가 나를 도운 이유는 옆집 부부가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부귀인 - 남편이 내게 짜증을 낸 것은 원래 자기밖에 모르는 나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귀인의 작동 방식을 알아보니, 나의 결혼 생활과 평소 배우자의 행동에 대한 귀인 방식이 떠오르면서 기분이 묘할 것이다. 여기에 흥미로운 사실을 한 가지 더하자면, 사람은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내부 귀인을 더 많이 하고, 자신의 부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외부 귀인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어제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약속 시간에 늦었다면, '맞아. 이 친구는 원래  뻔히 늦을 걸 알면서도 늑장 부리고, 시간관념이 없었지'라고 내부 귀인을 한다. 하지만 내가 약속 시간에 늦는 경우에는 '오늘 차가 유난히 막혀서 늦어 버렸네'라고 외부 귀인을 한다는 것이다. 

 

 

귀인의 다양한 이론

귀인이론에는 하이더의 상식심리학, 존스와 데이비스의 대응추리이론, 켈리의 공변원리, Weiner의 성취행동과 귀인 모형 등 다양한 이론이 있다. 이 중에서 이번 블로그에서는 요즘 우리가 성공과 자존감의 관계등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성취행동과 귀인 이론을 다루어보겠다. 이 모형에 따르면 사람이 성공이나 실패에 대해 어떤 귀인을 하느냐에 따라 자아존중감과 경험하는 정서가 달라지고, 이후의 성공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달라진다. 성취 관련 귀인은 내재성, 안정성, 통제성의 세 가지 차원이 있다. 내재성은 성공의 원인이 행위자의 내부와 외부 환경 중 어디에 있는가이다. 안정성은 성공이나 실패의 원인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지 않는지이다. 통제성은 그 원인을 행위자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가이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어떤 어린 피겨 스케이터가  작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 그 원인을 자신의 노력에 있다고 귀인 한다면, 내재성은 있지만, 안정성은 낮고, 통제성은 높다. 좋은 성적을 받은 원인이 자신의 능력에 있다고 귀인하면, 내재성은 역시 높고, 안정성도 높다. 하지만 통제성이 낮다. 성공한 경험에 대해서 이렇듯 내부 귀인을 하면 자부심과 긍정적인 자아존중감이라는 정서를 경험하게 된다. 또한 안정성이 높은 성공 요인은 다음번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고, 통제성이 낮은 성공 요인은 미래의 성공에 대한 기대를 감소시킨다. 그러므로 저 피겨 스케이터의 경우 노력과 능력 중 어느 한 가지에만 귀인하면, 다음 더 큰 대회의 성공에 대한 기대는 불안한 상태이다. 그래서 능력도 출중한 선수들이 더 열심히 노력을 하게 되나 보다. 또 그런 선수들의 사례를 보면서 우리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태도가 바로 능력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귀인을 무의식 중에 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귀인 방식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러한 귀인 방식이 나의 기분과 태도를 결정하고 있음을 인식하면,  나의 귀인 방식의 문제점을 인식해서 바꾸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