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리학

인지심리학: Alan Baddeley의 작업기억모형

by 안개속의 풍경 2023. 10. 22.

Alan Baddeley의 작업기억 모형이란

썸네일: 퍼즐 조각으로 가득한 인간의 옆얼굴 모습

Alan Baddeley는 단기 기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수동적 저장고 ( 단기기억 )에서 능동적 저장고(작업기억)로(작업기억) 관점을 변화시키고, 작업기억이 장기기억과 상호작용을 한다는 개념을 최초로 정립했다. 이러한 작업기억은 4 가지의 구성 요소로 이루어진다.

 

 

작업 기억 요소 1: 음운회로

음운회로는 본질적으로 청각적이다. 짧은 시간 동안 제한된 수의 소리를 제한된 용량으로 처리한다. 이는 다시 음운 저장소와 조음 되뇌기 처리의 2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 음운 저장소 : 1 차적으로 모든 청각 자극을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저장하는 역할을 하며, 시각적으로 제시된 언어 정보도 조음 형성을 통해 청각 기억에 저장될 수 있다. 하지만 음운 저장소에 입력된 청각 정보는 빠른 속도로 사라지며, 대략 2초 정도 저장될 뿐이다.

- 조음 되뇌기 처리 : 음운 저장소에 입력된 정보는 되뇌기를 통해 반복되면 빠르게 희미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조음 억제 기법을 사용할 경우, 청각 정보 기억의 정확도가 기억 기간이 급격히 감소한다는 것을 보면 조음 되뇌기 처리의 효과를 역으로 인식할 수 있다.

 

작업 기억 요소 2: 시공간메모장

시공간메모장은 작업 기억의 두 번째 구성 요소로 시공간 작업기억 또는 단기 시각기억이라고도 부른다. 이는 시각 대상의 외관이나, 특정 장면 속에서 다른 대상들과의 상대적 위치에 대한 정보를 저장하는 공간이다. 언어적 정보로부터 장면이나 시각 정보를 도출하여 저장할 수 도 있다. 이 역시 음운회로처럼 한정된 용량의 영향을 받는다.

 

작업 기억 요소 3:  중앙집행기

중앙집행기는 작업기억의  '교통경찰',  'CEO',  '주의 통제기'  역할을 하는 세 번째 구성요소이다. 장기기억에서 정보를 인출하여 과제의 특정 부분에 적용하는 역할을 하며 , 여러 과제들 사이에 주의를 어떻게 분산시킬지를 결정한다. 음운회로와 시공간 메모장의 활동을 조정하는 등 대부분의 작업기억이 이곳에서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전략을 수립하고, 정보나 과제를 변환하며, 행동을 조정하지만, 정보를 저장하지는 않는다. 이 점이 다른 작업기억의 구성요소들과의 차이점이다.

 

작업 기억 요소 4: 일화완충기 ( 일화저장소 )

일화완충기는 작업기억의 4 번째 요소이다. 40 여 연간의 작업기억 연구의 진화 결과로 Baddeley는 일화완충기를 제안한다. 일화완충기는 음운회로, 시공간메모장, 장기기억에 나온 정보를 통합하여 저장한다. 이는 장기기억에 연결되어 있어서 , 작업기억과 장기기억 사이에 정보 교환을 가능하게 한다. 정보를 저장하여 추가 용량을 제공하여 저장 용량을 증가시키고 , 장기기억과 소통 과정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2010 년 발표 당시에는 아직 ‘ 일화완충기 ’의 개념이 발전 초기 단계이다.

 

 작업 기억 모형의 사례 

길고 힘들기만 했던 코로나가 끝나고 A는 드디어 2022 년 5 월 봄을 맞아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 제주도는 코로나 이전 2018 년에 왔었으니 4년 만이다. A는  '00 커피하우스'라는 커피맛이 좋기로 유명한 카페에 갔던 기억에 관해 이렇게 회상한다. 먼저 제주 중문 근처의 카페맛집을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찾아갔다. 그곳은 제주 서귀포시의 중문 관광단지의 맞은편에 위치해 있고, 오르막길로 쭉 올라가다 보면 왼편에 있으며, 맞은편에는 오래된 빌라가 있다. 제주도 옛날 돌집을 그대로 유지하고, 아기자기하게 개조해 , 작은 마당의 돌길을 따라 카페로 이어진다. 안으로 들어가면 천장도 낮은 집 그대로에 각 방이었을 곳을 개조하여 앤티크 한 테이블과 의자들로 꾸며두었다. 이곳은 특히 고급 원두인 '아라비카' 원두만을 타지 않게 직접 로스팅하여  '핸드 드립'으로 내린 커피를 파는 카페로 유명해졌다.  A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을 주문했고, A의 친구는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라는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 맛과 향이 어우러진 감각적으로 좋은 기억이 되었고, 커피에 대한 몰랐던 여러 지식들도 알게 되었다는 것이 A의 기억으로 남았다.

 

 

 작업 기억 모형 사례에서 사용된 작업기억 요소

① 음운회로

위의 기억에는 생소했던 고유명사들이 많이 등장한다. '마노커피하우스',  '아라비카',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등의 고유명사들이다. 이 단어들이 처음에는 익숙지 않아서 기억이 잘 나지 않았지만 , 커피를 마시는 테이블 바로 옆에 각 커피를 소개하는 설명들이 붙어있고, 바리스타가 직접 테이블로 와서 커피 이름을 알려주고 설명해 준다.. 커피 맛을 보게 하고, 설명을 덧붙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커피 이름을 따라서 되뇌게 되었다. 그렇게 '조음 되뇌기 처리'를 이용하여 점점 음운회로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리고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이나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라는 긴 이름을 한꺼번에 기억하려고 할 때는 잘 기억되지 않았는데,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까지 각 단어들로 끊어서 짧게 기억하니 기억이 더 잘 되었다. 단어 길이 효과를 이용했다.

 

② 시공간메모장

위 카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구글상의 지도를 먼저 이해하고, 카페 주변의 건물들을 기억할 때 시공간메모장을 이용했다. 그리고 지금 다시 그 카페를 떠올릴 때에도 아담한 1 층짜리 카페모습과 마당의 꽃과 돌길 등이 어우러져 한 편의 그림처럼 떠오른다. 이 역시 시공간메모장을 이용한 기억이다.

 

③ 일화완충기 ( 일화저장소 )

지금까지는 '아라비카'가 특정 커피 브랜드의 이름인 줄 알았는데, '아라비카'는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원두를 가리키며, 고산지대에는 벌레가 없기 때문에 커피원두라는 식물이 벌레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쓰고 독한 카페인을 스스로 만들어낼 필요가 없어서, 향기롭고 달달한 맛을 갖게 되었다는 지식과, 그런 원두를 로스팅할 때는 굳이 태워서까지 고소한 맛을 낼 필요가 없어서 탄 맛이 전혀 나지 않는 커피맛을 낼 수 있다는 지식까지 알게 되었다. 이것은 이제 A의 장기기억에 저장되어서 앞으로도 쉽사리 잊힐 것 같지 않다. 이때 고산지대의 식물의 특성에 대한 A의 장기기억 속의 기억이 새로운 ' 아라비카'라는 어휘와 통합이 되어서 저장이 되었으므로, 일화완충기 ( 일화저장소 )를 이용했다고 말할 수 있다.